본문 바로가기

My Story/Monologue

사랑하는 안나에게




나는 매일같이 지인들에게 내 친구를 자랑했었다.
  나는 태어나서 그녀만큼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물론 그녀는 매우 밝은 성격이라 나 외에도 친한 친구들이 많았을거고 난 그 중 하나였겠지만 내 입장은 달랐다.
어려서부터 끈끈한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었던 나였기에 그녀는 나에게 매우 각별했다.
하지만 그녀가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내려간 이후로 한번도 볼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연락도 뜸해졌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오랜만에 그녀의 번호로 연락이 왔다.
그리고 그날 나는 그녀의 빈소에 가야 했다.
왜 하필 그렇게 착한 그녀가 그런 사고를 당한건지 하늘이 무심하기만 하다.
아직도 모든게 꿈인것만 같다.
나는 왜 그동안 그렇게 소중한 그녀에게 연락 한번 안했을까..?
왜 그녀의 생일이 언제인지 알고서도 축하한다는 한마디 안해줬던 것일까..?
내가 감히 그녀가 '내 소중한 사람'이었다고 말할 자격은 되는 것일까?
소중한 사람이 떠나간다는게 이런거였나?
나는 그녀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줄만 알았다.
언제든지 연락하면 받아줄 줄 알았다.
내가 찾아가는게 아니라 그녀가 서울로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난 정말 한심한 사람이었다.
이래놓고 진정한 친구를 사귀길 바라는 것 자체가 큰 사치였나 보다.
그녀가 떠난 날 보다도 앞으로가 더 슬플 것 같다.
정말 소중한 사람이 떠나갔을 땐 그 순간보다 살면서 느껴지는 허전함이 크다고 하던데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늦은 밤 혼자 까페에서 시간을 때울 때면 밤 새 내 얘기를 들어주던 그녀가 생각나고
오늘같이 술을 한잔 할 때면 이젠 누가 내 얘기를 들어주나 하는 생각이 들어 슬프다.
술에 취하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괜히 연락해서 친한척을 하던 나였기에...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를 내가 쫒아다닐 때도 그녀와 많은 상담을 했었다.
2년전 한번 술에 취해 소중했던 같은 나이의 친구들에게 익명으로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
그 중 가장 먼저 그 문자를 보냈던 대상이 바로 그녀였고 다른 한명은 지금 내 남자친구가 되었다.
그만큼 그녀의 존재는 나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었는데..
 그래서 나는 이제 더이상 소중한 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기로 했다.
사랑하는 내친구 안나야..  그동안 너로 인해 너무 행복했다.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니 분명 좋은 곳으로 갈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 곁에 있어준 모든 분들께 매우 감사하다고, 부디 건강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근데.... 이 글에만 광고 뺄 수 없나?





 

'My Story >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만년 만에 쓰는 글  (1) 2020.05.17
겨울,멘붕 그리고 펭귄  (0) 2013.11.27
Madama Saw vocal training class  (0) 2012.11.18